허리 통증이 찾아 온 일상에 기적이 찾아왔습니다. 허리 굽혀 세수하기, 바닥의 물건 줍기, 양말 신기, 기침하기, 침대에서 일어나는 일이 더 이상 쉬운 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허리가 덜컥 탈이 나면서 사소한 일상의 일들이 굉장한 일이 되었습니다.
허리 통증의 시작
남들에게 일어나는 일이 나에게도 일어 날 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덜컥 탈이 났습니다. 하체 근력운동을 하루 20분씩 두어 달 꼬박꼬박 열심히 하다가 허리에 통증이 시작되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 지겠거니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통증은 더욱 심해지고 있었습니다. 갑자기 일상에 사소했던 일들이 수행하기 어려운 지경이 되고 지루한 허리 관찰이 시작되었습니다. 기적은 하늘을 날거나 바다위를 걷는 것이 아니라 땅에서 걸어다닌 것이라는 속담이 떠올랐습니다. 처음엔 종아리 당김과 뭉침이 심해지면서 밤에는 쥐가 나기도 해서 시작한 근력운동이 오히려 허리 통증을 불러 온 것입니다. '서울대 정선근 교수님'의 척추위생을 배워 꾸준히 실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직장에서 허리에 무리가 되는 동작을 살폈고 아침에 허리통증을 수치화하여 관찰했습니다. 어떤 날은 언제 아팠냐는듯 통증이 1~3점 정도일 때가 있고 어느 날은 5점이상으로 아침부터 뻐근한 허리통증으로 출근하기도 했습니다. 골반이 시큰거리다가 다리까지 저릿해져 걸으면 숨이 조여 올 정도로 힘들어 30분 이상 걷지 못하고 집으로 돌아와 누었습니다. 최초로 통증이 시작된 건 7월이지만 전조 증상이 5월부터 보였으나 알아차리지 못하여 증상을 더 심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조금 나아진듯 하여 이만하면 되었는가 싶어 저수지 산책을 하기도 했는데 추석 무렵 계단이 있는 둘레 길을 걷고 통증이 심각해졌습니다. 직장에서의 일을 수행하기도 무리가 있어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일상에서 하던 일들이 줄어들게 되고 앉아 있기도, 서있기도 어렵게 되자 동네 정형외과를 찾았습니다. x- 레이를 촬영하고 진찰하시더니 디스크는 아니라고 하십니다. 물리치료를 받고 가벼워진 허리에 눈물 겹도록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다행히 디스크 탈출은 아니어서 쉬면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빈둥거리는 하루를 쌓았습니다. 그제서야 몸의 아우성이 들려왔습니다. 뒷목은 늘 딱딱하게 뭉쳐 결리고 손목이 저리고, 어깨도 아팠다고 몸의 여기저기에서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반란을 일으키는 몸의 기습에 어쩔 줄 몰라 쩔쩔 매었습니다. 허리통증은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기도 했고 허리 건강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게 했습니다. '서울대 정선근'교수님의 [백년허리]를 구입하고 유투브 채널을 구독하고 하나도 빠짐없이 들었습니다. 디스크가 팽윤되어 돌출되고 섬유륜이 터져 수핵이 흘러 나오면 신경을 건드리면서 통증을 느끼게 되는 과정을 눈으로 보는듯 했습니다. 다행히 돌출은 되지 않았다는 자가 진단을 하면서 척추위생을 지키고 요추전만 유지를 하는 생활 속 지혜를 배웠습니다. 언제까지나 내 맘대로 움직여줄 줄 알았던 몸이 통증으로 말합니다. "멈추고 천천히 살아줘, 나를 아껴주고 사랑해줘"
허리 통증에 반드시 필요한 척추 위생과 요추전만 유지하기
허리의 고통은 곧 척추 위생의 필요성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건강한 척추를 위해 올바른 관리와 생활 습관의 중요성을 깨닫게 합니다. 디스크성 통증의 원인은 바르지 못한 자세에 있습니다. 척추 위생이란 척추의 곡선 모양을 유지하는데 가슴을 들어 올려 눌린 허리를 펴고 고개를 숙이지 않습니다. 나도 모르게 등을 구부리게 되는 자세를 의식적으로 상체를 들어 젖히는 습관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앉아서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가슴을 펴고 고개를 들수 있도록 책상 위에 작은 상을 놓고 컴퓨터를 올립니다. 의자 뒤쪽에 허리배게를 놓고 요추 전만이 유지 되도록 앉습니다. 수면을 할 때도 허리 배게를 늘 두고 척추가 주저 앉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옆으로 누울때는 반드시 무릎에 큐션을 끼고 되도록 반듯하게 누워 잠을 잡니다. 일상이 허리에 집중된지 10개월이 지났습니다. 허리는 눈에 띄게 좋아지는건 아니지만 통증점수가 10에 가까웠던 지난 해를 생각하면 훨씬 좋아졌습니다. 작년만 해도 광교산의 정상 시루봉에도 올랐는데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저수지 둘레길만 걸어도 통증 점수가 오르는 형편이고 보니 걸을 수 있는것만 해도 감사하고 있습니다. 허리 통증이 시작 되고 지켜야 할 수칙을 나름대로 정리 해 보니 첫째, 척추 위생을 반드시 지킵니다. 둘째 요추전만을 유지하기 위한 허리 배게 사용과 동일한 자세로 일을 할 때는 30분마다 일어나 상체를 뒤로 젖히고(신전 자세) 쉬어 줍니다. 세째는 아침에 침대에서 일어나면서 허리통증 점수를 관찰합니다. 전 날 허리에 무리가 된 동작에 따라 통증 점수가 달라집니다. 허리통증은 하루 아침에 좋아지지 않습니다. 일상의 습관을 바꾸지 않으면 통증은 계속 됩니다. 내 허리가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 기울이며 움직임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관리 할 때 좋아집니다. 비로소 나 자신을 보듬을 수 있게 되고 몸에게 감사함을 느낍니다.
[백년허리] 진단편에 있는 내용입니다. '요통이란 허리에서 느껴지는 통증이라는 뜻도 있고, 허리 때문에 생기는 통증이라는 뜻으로도 사용된다. 허리란 갈빗대 아래에서부터 엉덩이까지의 잘록한 부분을 말한다. 이 부위에 느껴지는 통증이 바로 허리 통증이고 요통이다. 그렇지만 허리 통증과 더불어 엉덩이, 허벅지, 종아리, 발이 아픈 것도 요통이라고 부른다.' 이는 요통이 허리 주변과 더불어 발생하는 방사통에 대한 설명이고 증상이 다양합니다.
디스크 내부 손상 / 후방 섬유륜 혹은 종판 | 디스크 탈출 / 수핵이 후방 섬유륜을 뚫고 탈출 |
아픈 부위 / 허리 주변 | 허리, 엉덩이, 다리, 발 등 |
통증 강도 / 다양함, 평균적으로 약함 | 강도 높음 |
염증 발생 부위 / 후방 섬유륜 혹은 종판 | 신경뿌리의 배측신경절 |
염증의 원인 / 사멸된 수핵 세포의 세포막 물질 | 좌측과 동일 |
염증의 역활 / 디스크 손상을 알려줌(경고기능) 디스크 손상의 섬유화 촉진 (힐링 기능 |
디스크 손상이 심함을 알려줌 (경고 기능) |
신전동작시 대책 / 아파도 참고 신전 유지 가능 | 아프기 직전까지만 신전할 것 |
경과 예측 / 척추위생하면 1~3개월 후 호전 시작 | 척추위생만으로 호전 어려울 때 있음 |
소염 치료 필요성 / 약함 | 강함 |
디스크성 요통 | 방사통(좌골신경통) |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보다 디스크 아껴 쓰자
[백년허리]에 허리를 예금통장에 비유합니다."당신의 허리에 잘못된 동작과 잘못된 자세를 가하면 은행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고 좋은 동작과 좋은 자세를 많이 가하면 잔액이 쌓이는 것이다." 전 인구의 80%가 일생에 한 번 이상 경험하는 요통은 우리를 괴롭히기 위함이 아니라 디스크를 낫게 하고 나쁜 행동을 멈추게 하는 대단히 중요한 기능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처음 요통이 찾아 왔을때 mri를 찍고 진단을 해봐야 할지, 얼마나 쉬어야 할지 막연한 불안감으로 일상을 멈춰세웠습니다. 제일 먼저 다가온 두려움은 통증에 대한 진단이었습니다. 그 때 동네 정형외과에서 척추 측만증을 치료했다는 지인의 이야기를 듣고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간단한 물리치료와 주사를 놓으면서 간호사 선생님께서 "아껴 쓰세요" 합니다. 평소 일을 하면 완벽주의로 대충 하는것에 불끈하는 성격이 불러 온 참사임을 인정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다행히 근육통이라고는 하지만 [백년허리] 진단편에 의해 자가 진단을 해보면 디스크성 요통입니다. 하고 있는 일이 요통의 주범이었고 무지한 근력운동이 촉진제가 되었습니다. 이를 알아차리고 중단하기를 몇 달이 걸렸습니다. 지금까지 해 오던 일을 갑자기 그만 둔다는 건 삶의 척추가 삐걱거리는 참사가 되기 때문입니다. 12시간 하던 일을 8시간하는 일로 바꾸고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이직을 하면서 3개월 수습기간 후 계약이 되지 않아 실업 상태가 되었고 60살에 처음으로 일을 놓았습니다. 생각해보면 일을 좀 쉬어가도 되었을텐데 왜 그렇게 한 시도 쉬지 못하고 한 직장에서 밀려 나오면 다른 직장 알아보고 이직을 했는지 후회가 몰려왔지요. 삶의 불안감은 이렇게 몸의 통증으로 발현되었습니다. 여전히 놓지 못한 불안감은 빨리 낫고 싶은 마음을 부추겨서 쉬지 못하고 디스크에 무리가 될만큼 걷기를 계속 했지요. 문득 걷기보다 쉬기에 집중을 해야지하며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고혈압도 당뇨도 턱밑까지 차오르고 하루라도 걷지 않으면 안되는데 불안이 또 나섭니다. 서로 엊갈린 몸의 불균형을 달래며 통증이 올 때까지 걷던 시간에서 30분 정도만 걸었습니다. 확연히 줄어든 허리 통증에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명확하게 보였습니다. 80대 이웃 아주머니께 하루 한 번 오후 햇살을 즐기며 걷기위해 3층에서 내려옵니다. 아주머니는 집 밖에도 나가지 못하고 마당을 한 바퀴 도는데도 힘들어 합니다. "갈 곳은 하나 밖에 없어" 하시는 말씀에 휑하니 바람이 부는 가슴 한켠이 시려옵니다. 걷기 위해 2층에서 내려오는 나와 간혹 마주치는 3층 아주머니는 현관문을 열고 나서는 내게 잘 다녀오라고 하십니다.나는 매일 현관문을 여는 사람이 되었다는 강세형 시인의 싯구가 이렇게 감사하게 마음을 파고들 줄은 몰랐습니다. 일상의 기적을 사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매일 현관문을 여는 사람이란 건 기적입니다.
일주일동안 강세형의 산책 일기 [나는 현관문을 매일 여는 사람이 되었다] 메일링을 받은 문장이 내겐 힘이 되었습니다. 또 누군가에게도 이 힘이 전달되기를 바라며 소개합니다. 첫 날, "꼭 1년을 걸어 보자 생각했다. 겨울이 오니, 내년 봄의 공원이 벌써 궁금해진다. 여름의 푸르렀던 나무도, 가을의 청명했던 하늘도 벌써 그리워진다. 1년이 지난 후에도 나는 걷고 있을까. 나에게 산책이란 것이 또 무한 반복되는 내일도 모레도 살아 있고 싶어지게 하는 하나의 이유가 되어 줄 있을지, 문득 궁금해진다." 둘째 날, "나에게는 걷기 좋은 이 날씨가, 누군가에게는 공원에서 바둑 두기 좋은 날, 수영하기 좋은 날, 요리하기 좋은 날, 달리기 하기 좋은 날씨겠지. 무엇을 하든 좋은 이 날씨에, 모두가 마스터 경험, 몰입에 빠져 행복을 수집하고 있다. 일상의 한 순간, 순간들이 모여 행복이 쌓여 간다. 모두가 그렇게 열심히 행복을 수집해 간다. 봄은 행복을 수집하기에도 좋은 날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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