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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행복

인생 후반전 _ 시레토코 고가나무길 산책

by 사붓이 2025. 6.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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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이 되면 느끼게 되는 불안과 고독을 넘어 나다운 모습으로 가치 지향적인 인생 후반전을 만들어 가는 법을 배웁니다.
시레토코의 고가나무길 드넓은 초원을 걸으며 숨을 들이쉬고 내쉬고 ....3년 전 인생 침체기를 지나 온 경험을 소개합니다. 

1장, 침체와 상실의 변화

어느 날 어떤 대학생으로부터 이런 질문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쉰네살인 아버지가 회사에서 퇴직을 하셨는데 
마음이 혼란스러운것 같아 도움을 드리고 싶다는 것이었죠.

퇴직한 사람들 대부분이 
겉으로는 괜찮다고 말하는데 과연 정말로 괜찮을까요?
직장에서 물러난 사람들의 심리를 살펴 보면
일정한 패턴을 발견할 수가 있습니다.
처음엔 막연한 자신감으로 낙관을 하다가
6개월이 지나면서 의기소침 해지는 거지요.
그 이후 구직활동의 반복적인 실패로 마음이 불안해진 사람들은
일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거의 예외없이 분노를 경험하곤 합니다.
 
분석심리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우리가 전혀 준비되지 않은 채
인생의 오후를 맞이하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융은 인생의 정오를 마흔네살로 보았는데요
지금으로부터 백년전의 일이니 요즘 시대로치면 오십대 초반쯤 되겠네요.
저 역시 퇴직후 인생의 전환기를 맞으면서
융의 이 말이 가슴 깊이 와 닿았습니다.
아마도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요?


 인생의 오후가 되면 그 전엔 생각지도 못했던 변화들이 
한꺼번에 찾아오기 때문에 위기를 맞을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는 오전 인생에서 성취 지향적인 삶을 살며
사회적인 지위가 내 자신인 것으로 착각하며 삽니다.
따라서 나의 정체성이라 믿었던 지위와 역활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인생의 오후를 받아들이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제 더 이상의 성취가 끝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으니까요.
 
어쩌면 모든 것은 변한다는 진리를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만 있다면
인생 후반전의 온갓 변화에 당황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지 않을까요?
 
직장에서 물러나기 수 년전부터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은퇴 후에 불안감을 잠재우기 위해 유망 자격증을 많이 따는것부터 시작해
전원생활의 꿈도 꾸지요.
하지만 알지 못한게 하나 있었지요.
그게 뭐냐고요?
 
세상 모든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한다는 사실이였습니다.
자신이 변하고 사람들도 변하고 자신을 둘러싼 세상도 변한다는 것이였죠.
중요한 사실은 이러한 변화가 우리의 예상을 훨씬 뛰어 넘는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든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변화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변화들이 매우 역동적이라는 사실입니다.
인생 후반전 준비가 빗나가버린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은 변화의 역동성에 무관심했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 후반전의 준비는 무조건 빠를수록 좋다고 하지만 반드시 그런것만도 아니였지요.
반면에 준비가 덜 되어 있다고 해서 두려워 하거나 조급해 할 필요도 없었어요.
돌이킬 수 없는 실수를 초래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인데요.
변화의 역동성을 살피지 않고 남들을 따라하며 인생 후반전을 
준비한다면 오히려 걸림돌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인생 후반전은 견딤과 기다림의 공백이 필요한 시간이기에 그렇지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은 공백기의 시간에 많은 걸 생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삶을 바라보는 나의 가치관과 생활여건과 실현 가능성에 관해 깊게 들여다 볼 수 있습니다.
그 속에 담긴 모든 역동적인 변화들을 알아차릴 수 있고요.
그 과정에서 나에게 가장 잘맞는 일을 원점에서 새롭게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 바로 인생 후반전이지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인생 후반전은 어떤 모습인가요?
인생 후반전을 위하여 가장 중요한 것은 몸과 마음의 건강입니다.
새로운 사회적인 역활을 재발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겠지요.
오늘은 인생 후반전에 만나게 되는 변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 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인생이 오전에서 오후로 넘어가는 전환기에 대해
더 깊이 들여다 보도록 하겠습니다. 
 


 

2장, 내 인생의 오전과 중간지대, 오후 

인생의 오전, 인생의 오후에 대해 깊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인생후반전에는 좋은 시절이 끝났다는 상실감을 강하게 느낍니다.
새로운 삶이 다시 시작된다는 것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인생의 오전에 쌓아 올린 성취를 멈추는 것에 대한 미련이 남기 때문입니다.
삶이 갑자기 침체되어 버린것 같아 괴로워질 수 있습니다.
 
또 과거와 미래 두 영역에 양다리를 걸친채로 갈팡질팡 하기도 합니다.
이때 나의 변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앞으로 나의 삶의 방식을 어떻게 바꿔 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심리학자 칼스텐스는 인간의 행복이 4050대에 바닥을 친 후에
다시 상승하여 80대 무렵에 정점을 찍는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나이든다고 누구나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요.
 
그렇다면 행복한 인생후반전을 살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이번 시간에는 내면의 힘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습니다.
삶 속에서 온갓 시련을 당해도 꿋꿋하게 다시 치고 올라가
오히려 더 충만해질 수 있는 내면의 힘 말이지요.
그 힘을 회복탄력성이라고 부릅니다.
 
긍정 심리학자 메스텐은 이 힘을 일상의 마술이라고도 말했습니다.
인생후반전을 맞이하며 겪는 침체와 상실을 넘어서기 위해서는 
내면의 힘을 기르는 것도 중요합니다.
인생후반전을 행복하게 만드는 중심 동력이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고 잘 할 수 있는 새로운 일을 찾아 내는 겁니다.
 
많은 분들이 퇴직한 후에 저만의 천직을 발견해서 가슴 뛰는 후반전을 살고 있습니다.
새로운 일에 마음을 열 용기와 신념만 있다면 누구든지 자신에게 맞는
천직을 재발견하여 인생후반전에 새로운 삶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퇴직후 처음에는 막연한 자신감으로 미래를 낙관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불안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음이 불안할수록 이전에 직장 다닐 때 이뤘던 좋은 것들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서는 이전의 삶부터 분명히 종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연극으로 치면 커텐을 내리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요.
 
새로운 막이란 커텐을 내린 상태에서 배우, 줄거리, 무대 장치등을 
모두 바꾼 후에 차원이 다른 새로운 막을 올리는 겁니다.
연극에서 이전과 똑같은 이야기를 새로운 막에 올릴 수 없는 것처럼
새로운 마음으로 도전을 해보는 겁니다.
 
물론 지난 삶을 부정하자는 것은 아닙니다.
이미 지난것들은 과감히 내려 놓고 새로운 삶의 방식으로 전환 해보자는 것이지요.
혹시, 오전 인생과 오후 인생 사이에 중간지대, 황무지 시간이 있는걸 아시나요?
제 2의 사춘기 시절이 끝났다고 상실감으로 공허하고 
그것을 대신 할만한 무언가를 찾지 못해 마음이 불안한 때입니다.
 
생각해보면 젊었을 때 사춘기를 잘 겪어야 어른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처럼
제 2의 사춘기인 중간지대, 황무지를 잘 통과해야 인생후반전이 잘 펼쳐지지 않을까요?
 
인생후반전은 전반전이 끝남과 동시에 매끄럽게 이어지는 계주 달리기가 아닙니다.
중간 지대인 황무지에서 멈춰 선채로 견디고 기다리는 적응의 시간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전환 이론의 대가인 윌리엄리지스는 이 시기에 혼란을 빨리 벗어나려 하지 말고
오히려 깊이 탐험하라고 말합니다.
이 시기에 변화와 위기를 체험하면서 진짜 나를 돌아보고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는
적절한 혼란이기 때문입니다. 
 
인생후반전에서 만나는 다양한 변화들을 있는 그대로 직면할 때
우리는 새로운 2막을 열 수 있을 겁니다.
변화를 회피하지 않고 직면할 때만 인생후반전이 받쳐 주는 내면의 힘을 기를 수 있지요.
 
새로운 관심 분야에 대한 꾸준한 공부와 체험도 중요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새로운 역량을 강화할 수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인생후반전에서는
충분한 견딤과 기다림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이제까지와는 다른 환경에 내가 차츰차츰 적응해가는 시간이라고 할까요?
 
2014년 은퇴하기 전에 소치 올림픽에서 완벽한 연기를 펼치고도 
개최국 선수인 쇼트니쿠바에게 메달을 빼앗긴 김연아 선술를 기억하시죠?
그녀가 당시에 했던 말은 지금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금메달보다 나란 선수가 있었음을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모든 짐을 내려 놓은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말이요.
 
세월이 흘러서 어쩔 수 없이 생긴 변화를 받아들이고 미련 없이 
한 마음 바꾸어 새로운 삶을 찾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나이들면서 찾아오는 변화의 이면에 긍정적인 측면이 분명 존재한다고 믿어요.
또다시 활력 넘치는 삶을 살기 위한 가능성을 꿈꿀 수 있는 시간이 인생후반전이 아닐까요?
 
어떠셨나요?
내 인생의 오전과 중간 지대, 오후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셨나요?
 
 

 

3장, 나의 마음에게 건네는 인사 

우리는 마음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참 많이도 합니다.
정작 마음에 관해서도 놀랄 정도로 무관심한데 말입니다.
여러분은 마음이 어디에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서양 사람들에게 물으면 마음이 머리에 있다고 하고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물으면 가슴에 있다고 하는데요.
 
마음을 구성하는 요소들은 참 많습니다.
머릿속에 들어 있는 생각과 의지와 가슴속에 들어 있는 느낌, 감정, 갈망이 
모두 마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위험한 느낌이나 생각이 들어 있을때를 한 번 생각해보세요.
그 때 위험을 피하려는 욕구도 거의 동시에 일어났던거 기억하시나요?
그렇습니다. 
마음은 느낌과, 생각, 의지, 갈망들의 복합적인 현상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이런 여런 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져 끊임없이 생기고 끊기고 머물다가
사라지는 일시적인 현상이 마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사상가 틱낫한 스님은 마음을 온갓 종류의 씨앗이 뿌려진 밭에 비유했습니다.
밭은 무의식이라 불러도 괜찮을텐데요, 겉으로 드러난 의식이 빙산의 일각이라면
무의식은 수면 아래 숨어 있는 더 큰 빙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바다의 물과 파도의 관계로도 흔히 비유되기도 합니다.
고요하고 깊은 물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본성으로서의 마음이라고 한다면
시시때때로 출렁이며 변하는 파도는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으로서의 마음입니다.
 
마음은 창공과 구름의 관계로도 비유됩니다.
고요하고 광활한 창공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본성으로서의 마음이라고 하면
순간순간 변화하는 구름은 현상으로서의 마음이라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합니다.
과연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마음을 비운다는 것은 우리 안의 구름을 억지로 치운다는 뜻이 아닙니다.
구름이 그냥 제 갈길로 가다가 창공속에 저절로 녹아들어 사라지는 것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렇게 마음을 바라보는 일입니다.
기쁘고, 슬프고, 화나고, 즐거운 마음은 모두 어느 순간 펼쳐지는 
파도나 구름의 모습일 뿐이지요. 
마음은 늘 변화되는 과정 속에 있으니까요.
 
희노애락과 같은 모든 마음의 현상은 어느 순간 펼쳐졌다 지나가는
파도나 구름의 모습입니다.
나이들수록 경험이 많아지므로 어떤 일이 생기면 기존의 경험에다가
뭔가를 덧붙여서 판단하기가 쉽자나요?
그럴 때마다 느낌과 생각과 감정이 조건에 따라 일어나는 
일시적인 현상임을 들여다 보면 좋겠습니다.
느낌과 생각과 감정은 내가 아닙니다.
"그럴 수 없어! "말하기 보다, "그럴 수도 있지" 
긍정의 말을 했을 때 행복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어떤 심리학자가 방문을 걸어 잠그고 하루종일 일어난 생각을
그대로 종이에 옮겨 적은 후, 며칠이 지나 읽어 보았는데요.

그 당시에 했던 생각의 90% 이상이 잡념이었다는군요.마음은 늘 지금 여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과거와 미래 사이를 왔다 갔다 하기를 일쑤입니다.수많은 수행자나 사상가들은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삶을 살아야 행복하다고 말합니다.우리 마음이 과거와 미래 사이를 끊임없이 방황하면서 지금 여기에 저항하고 있다는 사실만 기억 해두면 좋을것 같습니다.

지금 여기에 내 마음을 알아차리면 행복해집니다.
 
고속도로에서 내가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는데 누군가 
내 앞에 갑자기 끼어 든다면 어떨까요?
순식간에 놀라고 당황하고 화가 나지요.
내가 어떻게 손을 쓸 사이도 없이 자동 발생적으로 일어나는
마음을 "일어나는 마음'이라고 부릅니다.
놀라고 화가 나는 순간이 지나가고 우리 마음에는 
여러 생각과 감정들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저 운전자가 일부러 끼어 든건 아닐까?
저 운전자 때문에 내가 다치거나 죽을 수도 있었네.
또는 저 차를 쫒아가서 복수 해야겠다처럼 일어나는 마음 외에
스스로 추가로 느끼는 생각과 감정의 거품을 '일으키는 마음'이라고 하지요.
 
마음 수행은 일으키는 마음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고 흘려 보내는 것입니다.
그 힘을 기르는 것인데요. 일으키는 마음이 들때마다 
'아, 내가 지금 불안하구나! 화 내고 있구나! 욕심내고 있구나! 흥분하고 있구나! 고집 부리고 있구나!'
매 순간 일어나고 변하고 사라지는 마음의 파도를 그대로 한 번 바라보세요.
마음을 맑고 고요하게 넓혀 나갈 수 있을 겁니다. 
 
달마대사는 마음이 너그러울 때는 우주를 다 포옹하지만
옹졸할 때는 바늘 하나도 꼿을 자리가 없다고 했습니다.
나이듦에 따라 마음이 더 크게 변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인 경우가 많지요. 
나이들수록 경험한 것이 많아지기 때문에 모든것을 분별하고 단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내 마음의 크기는 과연 어떻게 변하고 있나요??
마음의 크기를 동심원의 크기로 생각해 보는 겁니다.
아이에서 어른으로 자라가면서 우리는 동심원의 크기를 점점 키워왔습니다.
그런데 나이들어서 역주행을 시작하면서 그 크기가 작아진다면 어떨까요?
노년이 되어 원점으로 돌아간 내 마음의 크기를 한 번 상상해 보세요.
 
나이들수록 마음이 넓어져야 자신과 가족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 수가 있습니다.
 


 

4장, 나는 누구인가의 문제 _자아관

인생후반전에서 나는 누구인가? 즉 자아에 대해 성찰 해봅니다.
지인 중에 명예 퇴직한 사실을 주변에 알리지 않고 몇 년을 버틴 사람이 있습니다.
공공도서관에서 행여 사람이라도 만날까봐 신경쓰는 모습이 안타까웠는데요.
중년기의 심리를 최초로 연구한 심리학자 융은 자아를 페르소나라는 용어로 설명합니다.
페르소나는 가면으로서 겉으로 남들에게 보여지는 자아를 의미합니다.
 

우리는 흔히 사회적 지위를 자아와 동일한것으로 인식하고 살다가 어느 순간 알아차리지요.
나이가 들면서 어느날 갑자기 페르소나가 벗겨지면서 알게 됩니다.
영원할것만 같았던 사회적 지위가 일시적인 가면이자 껍데기에 불과했던걸 말이지요.
그동안 내가 썼던 낡은 자아를 벗어 던지는것은 중요합니다.
과거에 어떤 사회적인 지위의 가면을 썼던지간에 그것은 이미 벗겨진 가면일테니 말입니다.
 
미련을 갖고 과거로 역주행하지 말고 마음을 바꿔 새로운 인생으로 나아가는 용기가 필요해요.
낡은 자아를 몰락시킨다고 해서 지금까지의 삶이 통째로 무너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자존감을 내팽게치는 것도 아니지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당당하고 솔직하게 드러내면 비로서 새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리치료 전문가 존 웰우드는 익숙한 자아에 대한 느낌이 무너져 내릴때 우리가 만나는
공허함에 움츠려들지 않을 수 있다면 그것은 삶에 의한 현존이고 새로운 가치라고 말했습니다.
 
숲길을 걷다보면 구부러진 나무도 있고 곧게 뻗은 나무도 있고 땅에 붙은 키 작은 관목도
있는걸 봅니다. 그들은 서로를 비교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습니다.
우리 인간들처럼 우월감과 열등감을 느끼지도 않지요.
 
퇴직하니까 자존감이 떨어진다고 말하는 분들이 종종 있는데요,
그거 아세요? 자존감과 우월감은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이라는 걸요.
자존감은 타인과의 비교나 인정, 타인으로부터의 칭찬 인정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존엄성을
적극적으로 인식하는 마음입니다.
 
사상가 몽테뉴는 어떻게 하면 내가 나다워질 수 있는지 아는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생 후반전에서 새로운 삶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낡은 자아를 벗어던지고
자아관을 새로 세우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지요.
 
저는 인생 후반전을 시작하면서 '나는 누가인가' 질문이 매우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요, 인생 후반전에서는 나란 존재에 대해 깊은 통찰이 필요합니다.
인생 2막의 행복을 위해서는 자아성찰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우리 인간은 나이나 외모 직업이나 빈부와 관계없이 살아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평등하게 존엄한 존재입니다. 몸에 심한 통증이 있다면 낯선 상황에 대해
무의식이 통증으로 경고를 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십시요.
 
따뜻한 물을 마신후 몸 전체를 이완하고 호흡에 집중해 통증 부위를 부드럽게
스스로 바디스캔 해 보는 것입니다. 몸에서 갑자기 통증이 느껴진다면
바디스캔을 해 보는 것을 권유해 드립니다.
우선 통증 부위를 따뜻하게 위로합니다.
그 위에 손을 올려 놓고 괴로운지 불편한지 오롯이 느껴봅니다.
그 다음 통증 부위에서 일어나는 모든 감각을 있는 그대로 편안하게 내버려 둡니다.
손바닥이 마치 따뜻한 수건이라고 생각하며 통증 부위를 부드럽게 스캔을 하는것입니다

 

좀 불편하지만 괜찮아질꺼야, 이런 식으로 스스로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봅니다.
몸과 마음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서로 영향을 주고 받습니다.

몸의 통증 부위를 천천히 바디스캔 한다면 치유에 도움을 줄 수 있지요.
우리는 나 자신이 소중하다고 말하면서 정작 나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지 않습니다.
남들이 고통을 겪을때 친절한 위로의 말을 건네지만 정작 내가 고통을 겪을땐
위로의 말을 건네지 않지요.
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인데 말입니다.
나야말로 내 몸과 마음의 고통을 치료하는 최고의 의사가 아닐까요?
이제부터라도 일상속에서 나 자신과 스스로 우정을 쌓는 마음수행을 해보는것은 어떨까요?
 
 

 

 5장, 고독과 고통의 숨은 가치 

고독과 고통에 숨은 가치가 있다니 선뜻 이해하기 힘드시죠?

많은 사람들이 이런 질문을 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고독이 심해지는데 뭐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실직을 당하고 질병을 겪고도 이혼을 경험하지 않아도 중년기의 고독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어요. 어떤 사건이 없어도 누구나 겪을 수 있는것, 그것이 바로 고독입니다.

 

인생 후반전이 내 뜻대로 굴러가지 않으며 나이들수록 불안한 일이 많기 때문이지요.
과연 고독은 피해야만 할 나쁜것일까요?
인생후반전에 우리는 사랑하는 것들과 이별을 하는 순간을 많이 만날수밖에 없는데요.
고독은 이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 있을것 같습니다.

특히, 중년기의 고독은 의존적인 성격과도 관련이 있다지요?
아마 빈둥지 중후군이라고 많이 들어보셨을겁니다.
가족의 뒷바라지에 온 힘을 쏟다가
자식이 독립하거나 남편이 실직을 했을때 일어나는 우울한 감정 말입니다.
 
이제까지 믿고 의지해왔던 관계가 상실 된것에 대한 부정적 감정이라고 말할 수 있을텐데요.
시인 라이너 릴케는 가까운 사람이 멀어져 간다는 것은 
나의 주위가 넓어져 간다는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니 고독을 기꺼이 사랑하고 참고 견디라고 노래했지요.
어쩌면 고독은 인생후반전에서 창조적인 자원으로 활용되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퇴직후 마냥 남아도는 시간을 그냥 빈둥빈둥 흘려보내거나 배우자에게만 의존하지 말고
자신만의 새로운 생활패턴을 만들어낼 수만 있다면요.
 
매일 몇 시간씩 자기만의 공간인 퀘렌시아에 머물면서 글도 쓰고 책도 읽고 있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케렌시아는 무슨 거창한 곳이 아닙니다.
집과 까페, 사무실, 도서관등 나의 몸과 마음이 편안한 안식처라면 그 어디든
케렌시아가 될 수 있는데요.
자신만의 케렌시아에서 고독을 창조적으로 활용하는 멋진 습관을 만들어보세요.

인생후반전에 고통은 늘 불쑥불쑥 찾아오는것 같습ㄴ다.
나이들수록 몸은 가장 빨리 반응합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나이들면 온갓 심리적인 고통도 데리고 옵니다.
 
주변에는 어머니의 갑작스런 죽음과 남편의 명예퇴직, 아들의 군입대가 동시에 겹치면서
심한 우울증에 빠진 사람이 있었습니다.
다행이 그 분은 우울증 극복 의지가 강하고 주위에 지지와 공감해주는 분들이 많아서
지금은 한 층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인생 후반전을 잘 살아가고 있지요.

가끔 '나는 자연인이다' TV프로그램을 보는데요,
자연인들 대부분 모진 고통을 겪고 자연에 들어와 사는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없다고 말을 합니다.
 
저는 그들이 행복한 이유가 다른 존재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나무, 개, 약초등 자신과 연결된 존재들을 색다른 눈으로 바라보고 고마움을 느끼기 때문이지요.
그러면서 가족의 고통을 깊이 헤아리는 마음도 생겼을테고요.
 
큰 고통을 겪은후에 비로서 다시 생을 바라보고 마음 쓰는 방식을 바꾸면서 자연인들은
뒤늦게 행복해졌던것 같아요.
 
그렇습니다.
삶의 도처에서 마주치는 고통스런 사실을 연료로 삼아 내면의 힘을 기른다면
행복한 인생후반전을 살아갈 수 있을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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