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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행복

<모두에게:초코릿,레모네이드 그리고 파티>(수원시립미술관)

by 사붓이 2025. 5.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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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에게:초코릿, 레모네이드 그리고 파티 

수원시립미술관은 개관 10주년을 맞이하여 <모두에게:초코릿, 레모네이드 그리고 파티>라는 설치 미술을 전시합니다. 기존의 미술관의 딱딱함을 벗어나 서로 다름을 이해하는 경험을 나누고자 누구나 어려움 없이 즐거이 감상할 수 있는 전시를 선사하고자 이번 기획을 시도했다고 전합니다. 제목에 사용된 '초코릿은 과거 신들의 열매라 불릴만큼 귀한 카카오로 만든 음료였지만 오늘날은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간식이 되었습니다. 미술관도 특정 계층만을 위한 공간에서부터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다가올 수 있는 참여의 장으로 변화되어 왔습니다. 이러한 변화처럼 '초코릿'은 미술관이 누구에게나 열린 공간으로 나아가고자 함을 상징합니다.
 
레모네이드는 '삶이 당신에게 레몬을 주면, 레모네이드를 만들어라.'라는 속담에서 영감 받아 레몬이 상징하는 시련과 고통을 극복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을 넘어서는 희망의 가능성을 전달하려고 합니다. 파티는 각자 개인의 특성과 차이를 지닌 사람들이 함께 이야기 나누고 미술관이 제공하는 활동에 적극 참여하여 경험을 함께 하는 곳을 의미합니다. 모든 사람들을 파티에 초대하고 맞이하고자 하는 수원시립미술관의 태도를 담고 있습니다. 

이 전시는 단순한 시각 체험이 아니다. 내겐 기억을 꺼내는 일이었다.

 

케이트 저스트(Kate Just)의 <셀프 케어 액션 시리즈>(2022~2025)는 개인적 돌봄과 감정적 회복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예술이 치유의 방법론이 될 수 있음을 탐구합니다. 이번 전시는 한글로 포함해 24개의 손뜨개 패널을 선보입니다.
 

"케이트 저스트는 어떤 작가인가요?"
케이트 저스트는 호주 출신의 현대 미술가로 '뜨개질(손뜨개)'을 주요 매체로 사용해 여성의 경험, 치유, 정체성을 다루는 작품을 만들어왔어요. 그녀는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느린 행위 자체를 치유의 과정으로 봅니다. 이번 작품은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이어지는 <셀프 케어 액션 시리즈>중 일부입니다.

"셀프 케어가 예술이 된다는 건 무슨 말인가요?
셀프 케어는 우리가 몸과 마음을 돌보는 작은 실천입니다. 
예를 들어:
숨 쉬다.
자연으로 들어가다
웃다
도움을 청하다
입다
이런 행위들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막상 상처받고 지쳤을 땐 놓치기 쉬운 행위들이지요. 케이트 저스트는 이런 사소하고 소중한 행동들을 하나 하나 뜨개질 작품으로 시각화했습니다. 그녀에게 예술은 치유를 위한 도구이자, 감정 회복을 위한 실천의 기록입니다.

"이번 전시의 메시지는 뭔가요?"
당신은 돌봐주어야 할 존재입니다.
작고 부드러운 실천이 삶을 바꿀 수 있습니다. 
예술은 치유이고, 말은 행동입니다.
손으로 한 땀 한 땀 만든 메시지들은 그 자체로 위로와 회복의 언어가 됩니다.

"왜 이게 특별한가요?"
속도 중심의 사회에서 천천히 실을 엮는 행위는 저항이고 감정을 숨기는 문화 속에서 "울어도 돼"라고 말하는 건 용기이며 공예가 아닌 예술로 이런 행위를 표현한 건 치유의 정치성을 드러냅니다.

"케이트 저스트"는 뜨개질로 감정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는 예술가입니다.
작고 소박한 셀프 케어의 실천들이 예술로, 삶의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분홍 빛 벽 위에 알록달록한 메시지들이 걸려 있다.
"숨 쉬다. 자연으로 돌아가다. 도움을 청하다. 울다. 먹다. 뜨개질하다"
하나하나가 마치 마음을 다독이는 짧은 주문 같다. 
모두 손뜨개로 만든 감정 회복을 위한 행동의 문장들
그녀는 왜 실을 들었을까, 왜 말 대신 실로 꿰어 내려 했을까?

 

케이트 저스트는 말한다.
뜨개질은 단순한 작업이 아니라 '나를 돌보는 한 땀 한 땀의 실천'이라고.
가만히 앉아 실을 감고, 바늘을 들고 한 줄 한 줄 반복되는 동작 속에서 우리는 흩어진 마음을 모으고 속도를 늦추며 자기 안의 소리를 듣게 된다. 그건 마치 이런 말과도 닿아 있다. "내가 내 편이 되어 줄게"
치유는 거창한 게 아니다.
밥을 먹고, 잠을 자고, 울고, 웃고, 도움을 청하고, 자연을 걷는 것.
이 단순한 일상들이 회복의 시작이라는 걸 우리는 자주 잊는다.
케이트 저스트는 그 잊혀진 일상의 가치들을 뜨개질 문장으로 전시장 벽에 놓았다.
그녀의 작품은 말하고 있다. "감정은 말이 되기 전 손이 먼저 알아차릴 수 있다."

결국 예술은 삶을 돌보는 또 다른 방식
이 전시는 예술이 반드시 거창하거나 추상적일 필요가 없다는 걸 보여준다.
오히려 작은 실천 하나하나가 자신을 돌보는 행위가 될 수 있음을 말해준다.
그녀의 뜨개질은 마음의 속도를 따라가는 예술이다. 뜨개질을 하는 동안 함께 엮이고
그렇게 만든 문장은 다시 누군가의 마음에 닿는다.

작가의 치유적 명상으로 짜여진 삶의 언어들이다.
한 땀 한 땀 뜨면서 그 문장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 의미를 온전히 몸에 새겨 넣는것.
'슬퍼하다'를 뜨개로 만든다는 건 그 단어에 머물며, 슬픔을 느끼고, 안아주는 일이다.
마음을 쓰는 행위이자 감정을 엮는 시간이다. 

붉은 벽을 등지고 앉은 사람들 사이로, 초코릿보다 달콤한 정적이 스며들었다.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기억하시나요? 전시장을 모두 관람하고 1층으로 내려오면 또 하나의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네가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할 거야"를 예술적 언어로 재해석하고자 기획되었다고 합니다. 
 
 

"네가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할 거야."

이 전시는 <어린 왕자>에 나오는 아름다운 문장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누군가를 기다릴 때, 그 시간이 설레고 기분 좋아지는 마음을 표현한 말입니다. 우리는 그런 마음을 예술로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채지민 작가님은 평범한 물건들을 신기하고 낯선 곳에 놓아서 마치 꿈속에 있는 것 같은 그림을 그립니다. 컵, 의자, 시계 같은 물건이 이상한 장소에 있으면, 우리가 늘 보던 것도 새롭게 보이게 됩니다. 그의 작품은 현실과 꿈 사이를 넘나들며 상상의 세계로 우리를 데려갑니다.함미나 작가님은 어린 시절의 순수한 감정을 그림으로 표현합니다. 무섭고, 궁금했던 그 마음들을 조용하고 부드럽게 보여주지요. 그래서 그 그림을 보면 어릴 적 기억들이 하나 둘 떠오르고 마음속 깊은 곳의 감정을 다시 느끼게 됩니다. 
 
이 전시는 기다리는 기쁨과 어린 시절의 마음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림을 보며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들까요? 누군가를 기다리던 순간, 혹은 오래전에 느꼈던 따뜻한 감정이 떠올를지도 모릅니다. 
 

빛과 그림자의 사이에서 나는 오래된 슬픔이 녹아내리는 소리를 들었다.

 
마크 로스크의 색면화를 다이소 수세미로 표현한 작품 앞에서 웃음이 빵 터졌습니다.
일상의 무게감의 갑자기 툭 하고 떨어지며 가벼운 걸음으로 돌아왔습니다. 
작가가 만든 짝퉁티 풀풀 나는 따뜻한 분위기로 참여하는 전시 다녀왔습니다.

다이소의 색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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