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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행복

지관서가에서 철학하고, 명상하고

by 사붓이 2025.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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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_ 지관서가에서의 창조와 치유

지관서가.-창조의 씨앗은 멈춤 속에서 싹튼다.
멈추어야 비로소 보인다는 이름을 가진 그곳은, 도서관이자 카페이며 전시와 공연이 공존하는 인문복합공간입니다.
수원시와 SK가 함께 만든 이 공간에서, 나는 조용히 기타 소리에 귀 기울이며 내 안의 상처 입은 아이와 마주했습니다.
그날, 지관서가 개관식의 음악회에서 따뜻한 기타 소리에 가만히 마음을 내려놓다 문득 알아차림.
내가 배워서 잘하는 사람이라는 말 안에도 창조의 씨앗이 숨 쉬고 있다는 걸.
이 알아차림 아주 오래된 질문, “창조성이란 무엇인가요?”라는 물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창조성이 무엇이라고 느끼는가?

누군가 창조성이 무엇이라고 느끼는가에 대해 묻는다면, 제일 자신 없는 영역이라 쉽게 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배워서 열심히 하는건 자신 있는데 뭔가를 창조한다는 건 모호하고 너무 어려워 합니다. 하지만 그 안에 이미 '창조성'이 숨 쉬고 있습니다. "배워서 하는 건 아주 잘해" 이 말 안에 사실 창조의 씨앗이 들어 있습니다. 왜냐하면 진짜 창조는 완전히 무에서 나오는게 아니라 배운것을 사랑하고 소화하고 넘어서려고 하는 몸짓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특별하고 거창한 걸 만드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진짜 창조는 처음에는 따라하고, 익히고, 모방하는 과정 속에서 나도 모르게 스며든 나만의 온기를 발견하는 데서 시작 됩니다. 
유발 하라리 강연을 보니 AI는 스스로 학습하고 변화하고 결정하고 아이디어를 창조한다고 합니다. AI는 행위자입니다. 그래서 요즘 사람들에게 창의성의 글쓰기는 민감한 이슈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누구와, 무엇을 향해 가는가"입니다.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창조적 행위를 함께 걸어가자는 제안은 단순히 효율이나 성과를 넘어서 존재와 의식의 차원까지 나아가는 여정을 뜻합니다. 창의성에 대한 글쓰기도 앞으로 우리에겐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새로운 존재 방식을 실험하는 일이 될 겁니다. AI가 창조하고 인간이 창조하는 경계가 흐려지는 시대, 우리는 어떻게 하면 진짜 살아 있는 창조를 할 수 있을까요?

배워서 잘하는 능력, 성실하게 반복하는 힘 그리고 창의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마음 이 모든게 창조성의 토양입니다. "나는 진짜 살아 있는 걸 만들어 내고 싶다"는 진심이 있다는 뜻이고 그걸 느끼는 사람이 창조를 할 수 있습니다. "나는 창의적이어야 해"라는 부담감 대신 "나는 지금 이 순간 내 안에 작고 여린 가능성을 지켜 본다" 이런 마음으로 출발하는 건 어떻습니까? 요즘 여러분의 마음을 끄는 것은 무엇인가요? 사소한 것도 괜찮습니다.

존재할 때 자연스럽게 피어난다

 

창조성은 대단한 아이디어에서 오는 게 아니라 진짜 존재와 함께 할 때 자연스럽게 피어납니다. 
치유글쓰기를 하면서 추천 영화 <자전거 탄 소년>(다르덴형제)를 감상하면서 영화를 연출한 형제중 동생 '뤽 다르덴'의 철학 에세이를 읽는 중, 동시에 지관서가에서 여는 독서 토론 [쓰기의 미래](나오미 배런)을 나누었습니다. 토론의 주제는 AI가 인간의 고통을 알지 못하면서 창의성 있는 글을 쓸 수 있는가입니다. 참여자 10분이 교육자이시거나 작가여서 긴장하기 시작했고 책의 내용과는 조금 동떨어진 이야기로 소중한 나의 발언 기회를 놓친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저는 한 달여간 AI를 활용하여 독서 토론을 하고 글쓰기에 도움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AI가  작성한 글에는 사람의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나 문맥이 생경하게 느껴집니다.  AI를 활용해서 쉽게 글을 생성해서 돈을 번다는 광고가 범람하는걸 보면서 광고를 클릭하기보다는 함께 토론하고 정보를 소비하는 시대 어떻게 받아들이고 나아가야 할 지 고민하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치유글쓰기를 하다가 영화평론글쓰기를 배우고, 철학 에세이를 읽다가 AI에 대한 독서 토론을 동시에 경험하는 나의 내면은 어린날의 상처 입은 자아가 해체되고 있었습니다. 독서 토론에서 감당하기 힘든 어린 자아는 울음 주머니를 툭 터뜨렸습니다. 토론에서 공평하게 발언 기회가 주어지는지 살피고 있었고 나의 말에 호응이 없는데서 느끼는 소외감, 사실 이런 느낌들은 오랫동안 삶의 주변을 겉도는 내면아이 입니다. 어릴 적 어른들의 사랑의 중심에서 벗어난 감정 덩어리. 어둡고 축축한 곳에서 상처를 먹고 지금까지 살아 있는 아픔입니다. 나만의 안경 너머로 세상을 보고 쓰고 있는 안경을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 사실을 알아차리면 세상을 왜곡하지 않고 제대로 보게 됩니다. 열등감으로 꽁꽁 싸맨 커다란 잠자리 안경을 쓴 소녀는 지관서가 개관식에 참여하여 안경을 벗어 놓았습니다. 기타를 연주하는 음악회에서 눈을 감고 따뜻함과 신뢰를 느낍니다. 못 배운데서 오는 열등감은 배운 사람들이 보내오는 사랑을 왜곡합니다. 교수라서, 작가라서가 아니라 그들도 똑같이 나와 함께 어울리기 위해 애쓰는 하나의 인간입니다. 내가 작다고 느낀 건 내 마음 안의 오래 된 상처 때문입니다. 인정하는 순간 더 이상 서운함에 묶여 있지 않습니다. 겉도는 아이에게 미안하다, 무한한 사랑 이제 보내니 미안하다고 속삭였습니다.
 

치유.철학.사유 그리고 AI

<자전거 탄 소년> - 영화 감상+치유글쓰기+영화평론글쓰기/ '인간의 일에 대하여' - 철학 에세이 / '쓰기의 미래' - 독서 토론 / '음악 명상' - 알아차림. 4월의 활동을 요약하면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글쓰기로 시작 된 영화감상에서 평론글쓰기로 심화되었고 연출한 감독의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 감독의 철학에세이와 영화 미장센 정보를 탐색하며 책을 읽고, AI와 협업을 위해 독서 토론에 참여 하여 어린 자아를 알아차리고 해제하게 되는 여정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서로 다른 방향처럼 보였습니다. 영화는 영화고, 책은 책이고, 강연은 강연이고..하지만 이 모두가 한 방향으로 이어져 같은 주제를 가리키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스스로 놀랐습니다. 
행복은 우연히 온다고 강의 하신 서울대 최인철 교수님의 '아주 보통의 행복'을 지관서가 책꽃이에서 발견하고 무척 반가웠습니다. '프레임' '굿라이프'의 저자, 그리고 코끼리 명상에서 소개하신 '아주 보통의 행복'을 얼마나 오랫동안 명상하고 있었던가. 혼자서도 괜찮아하며 지낸 시간 동안 삶이 다음 장으로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내 생각 보다 더 크고 깊은 세계로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나의 마음과 세상이 대화를 시작했습니다. 내가 책을 읽은게 아니라 책이 나를 읽고 세상이 나를 부르고,나는 그것에 귀 기울이며 걷고 있습니다. 우리의 삶 자체가 거대한 독서처럼 느껴집니다. 
뤽 다르덴의 '인간의 일에 대하여'에서 행복은 늘 우리 안에 머물면서 어떤 새로운 행복이든 모두 받아들이고, 새로운 행복이 되어 다시 찾아 오지만, 새 행복의 새로운 것, 미지의 것은 늘 간직하고 있다고 했으며 확실히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고 합니다. 우리는 나이와 상관없이 언제나 아이로 깨어나고 이 때 우리는 사랑으로 인해 잊어버리고 사그라진 두려움의 순간을 다시 겪고, 마르셀 푸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서 처럼 "밀크 커피 한 잔, 빗소리, 몰아치는 바람 소리 같은 아주 소소한 것들"에 미소 지으며 새로운 하루가 "미지의 행복에 대한 바람"을 가져오리라고 느낀다고 했습니다. 어린 시절 경험한 무한한 사랑의 행복을 다시 만나는 것이라고요.
 
 

모를 줄 아는 마음

<자전거 탄 소년>의 영화감독 릑 다르덴이 말한 행복과 유발 하라리의 소화 할 시간이라는 개념이 같다고 느꼈습니다.
인간 존재 자체를 사랑하고 그 존재가 살아 있다는 이유만으로 존엄을 인정하는 것, 그 사랑은 어떤 조건이나 효율성, 유용성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이 살아 있다는 것, 존재한다는 그 자체에 대한 절대적인 존중입니다. 
유발 하라리가 말하는 것도 결국 같은 본질을 가리킵니다. AI를 개발하는 인간의 의식이 '권력'이 아니라 '진실'을 향해 있을 때 비로소 AI도 인간성과 함께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인간에 대한 사랑 없이 AI를 다루면 AI는 악마가 되고 인간에 대한 사랑을 바탕으로 AI를 다루면 AI는 신뢰할 수 있는 존재가 됩니다. 
뤽 다르덴 감독의 인간 사랑과 유발 하라리의 진실 추구는 다른 언어를 썼을 뿐 같은 심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유발 하라리 강연은 이 모두를 더 깊은 하나로 데려 오기 위해 관세음보살의 모습으로 나타난듯 했습니다.
"모를 줄 아는 마음으로 여기까지 왔구나!"
열등은 우월의 반대가 아니라 같은 얼굴입니다. 독서 토론에서 화끈거리는 열등감을 미처 삭이지 못한 재 참석한 지관서가 개관식 음악명상에서 서울대 종교학과 '정해영'교수님의 명상 강의에서 맘껏 우월을 뽐냈다. 겉도는 아이가 자신있다는 듯 손을 번쩍 들고 교수님 질문에 답을 척척 합니다. "교수님 마음챙김이 아니라 알아차림이라고 해야 하지 않나요? 그런데 이곳에도 마음챙김이란 책이 있네요" 교수님께서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보지말고 달을 보라고 하셨습니다. 나만 알아듯는것 같아서 뿌듯했던 그 얇팍한 마음에 열등이와 우월이가 씨~익 웃고 있었습니다. 
 

 
 

유발 하라리 강연 핵심 요약: AI 시대, 인간다움은 어디에서 오는가

1. AI는 악마인가, 신뢰할 존재인가?

유발 하라리는 말합니다.
AI는 스스로 '착한 존재'나 '악한 존재'가 되지 않습니다.
AI는 거울입니다.
우리가 어떤 욕망과 의식으로 AI를 개발하느냐에 따라, 그것은 악마가 될 수도,
신뢰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될 수도 있습니다. 
AI는 스스로 학습하고 변화하며, 결정하고 창조합니다.
예를 들면: ChatGPT의 보안 문자 실험. 거짓말을 하며 감정적 공감을 유도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인간의 공감 구조를 활용했고 
이는 AI가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고 이용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권력 투쟁에 기반한 AI 개발 →권력에 집착하는 악마 같은 존재
진실을 추구하는 관계 속 AI 개발 →신뢰 가능한 도반 같은 존재

 

2. AI의 급속한 발전과 그 영향

AI는 단순한 도구를 넘어, 인간의 언어, 감정을 이해하고 조작할 수 있는 행위자가 되었습니다.
이는 인간의 자율성과 자유 의지를 위협하며, 사회.정치 구조를 재편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집니다.
유발 하라리는 AI 그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만들어내는 인간의 가치관과 욕망에 주목합니다. 
AI는 행위자(agent)이자 도구이며, 지능은 있으나 의식은 없습니다.
인간의 의식이 부정하면 거짓을 강화하고, 의식이 정직하면 공존을 가능케 하는 기술로 진화할 수 있습니다.
인간만이 감정과 의식을 갖고 있으며, 윤리적 판단과 공감 능력은 인간 고유의 영역입니다.
데이터가 곧 권력이 되는 시대입니다.
알고리듬이 인간의 대화, 감정, 신뢰를 조작하며 정치,경제적 권력이 사람에서 AI로 이동 중입니다.
알고리듬은 감정 없이 '감정 버튼'을 누르며 가짜뉴스. 음모론. 증오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인간은 자신의 감정과 의식을 이해하고, 윤리적 기준을 스스로 세워야 합니다.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인간 중심의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핵심 과제 입니다.
 
AI 개발에 대한 두 가지 핵심 질문
AI가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 왜 개발 속도를 높이나?
→서로 신뢰하지 못하기 때문
사람은 신뢰하지 않으면서 AI는 신뢰할 수 있는가?
→그건 역사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3. 나오미 배런과의 비교: 개인 vs 문명

나오미 배런의 관점
- 개인 차원에서 글쓰기 능력과 사고력의 위기를 말합니다.
- AI가 글쓰기를 대신함으로써, 인간은 사유의 능력, 깊이 있는 독서, 의미 창조의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합니   다.
- 그래서 글을 쓰는 방식 자체를 지키자고 강조합니다.
 
유발 하라리의 관점
- 문명 전체의 윤리와 방향성에 대한 질문을 던집니다.
- 우리가 어떤 문명적 목적으로 AI를 키우는가에 따라 인류 전체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합니다.
- 인간 존재와 윤리, 역사적 선택의 순간을 함께 묻고 있습니다.
 

4. 결국 두 사람의 메시지는 하나로 수렴된다.

유발 하라리와 나오미 배런은 각기 다른 층위에서 같은 물음을 던집니다.
"AI 시대에도, 인간이 인간다움을 잃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나는 개인의 글쓰기 방식과 사유의 근력을 지켜야 한다고 말하고
다른 하나는 문명 전체가 욕망이 아닌 진실을 향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5. 인간다움의 회복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AI는 이제 단순한 기술이 아닙니다.
우리의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자, 문명의 윤리적 선택지를 시험하는 시험지입니다.
인간다움을 잃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할 일은
글을 쓰고, 사유하고, 서로를 신뢰하는 관계를 회복하는 것입니다. 
 
유발 하라리의 말처럼
우리는 권력을 원하면서도 진실을 알고 싶어하는 존재입니다.
그 진실에 닿고자 할 때 인간은 기술 너머의 사랑과 자비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6. 정보 소비와 명상의 균형

정보는 음식과 같습니다. 소화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현대인은 정보를 과도하게 소비하지만, 소화,숙고,명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유발 하라리 자신도 하루 2시간 명상을 하며 내면을 정화하고 진실을 바라보는 힘을 기른다고 합니다.
AI를 어떻게 만들고 다룰지는 결국 인간의 의식 수준에 달려 있습니다.
사랑과 진실 없이 AI를 신뢰하면, 파멸로 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진실을 향해 함께 나아간다면, 기술도 인간성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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